정부가 2010년부터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EBS와 연계해 출제하도록 했지만, 첫해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시 교육연구정보원 주최로 26일부터 3차례에 걸쳐 열리는 '서울교육종단연구 정책토론회'에 맞춰 공개된 발표자료에서 박인우 고려대 교수와 김명랑 성신여대 교수는 2010∼2012년 시내 초·중·고교생 약 1만3천명을 대상으로 EBS 시청과 사교육비 간 연계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10년에는 초·중·고등학생 모두 EBS를 시청하는 경우 사교육비 지출이 시청하지 않았을 때보다 감소했지만, 2011년과 2012년에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보이지 않았다.

학년별로 보면 초등학생은 EBS 시청 여부와 상관없이 사교육 참여율이 대체로 높았고,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EBS를 시청하는 학생이 오히려 사교육을 많이 받았다.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생(2012년 기준 85.3%), 중학생(73.9%), 고등학생(73.4%) 순으로 높았다.

박 교수 등은 "2010년에는 정부가 제시한 EBS·수능 연계정책이 사교육비 지출 감소에 영향을 줬지만, 2011년 이후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이 결과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해석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교육 경감대책인 방과후학교의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적었지만, 고등학생은 2010년에만 유의미한 영향을 받았다.

박 교수 등은 "EBS나 방과후학교가 중산층 이상 학부모의 사교육비를 줄이지 못했다"며 "다만, 서민층의 사교육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므로 정부는 모든 사람의 사교육비를 완화하려 하기보다는 주된 대상을 정하고 그들의 수요에 맞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언했다.